전남 해남군 화산면 월호리 호동마을. 이곳에서 27세 청년 유경호 씨가 4만평 규모의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고구마 농업에 종사한 부모님의 뒤를 이어 2021년 후계농으로 시작한 그는 2022년부터 청년창업농업인으로 독립하며 해남 고구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곧 아버지가 될 그에게 농업은 단순한 직업을 넘어 가족을 책임지는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유경호 씨가 직접 키운 고구마 모종을 들고 있다.
농업인의 길을 선택하기까지
강진 생명과학고를 졸업한 유경호 씨는 처음부터 농사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에는 농업회사나 일반 기업에 취업하고 싶었지만, 현실을 좀 더 경험하고 싶어 한국농수산대학교 식량작물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당시 학비가 지원되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학 생활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함께 공부한 동기들이 농사를 짓겠다는 의지로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의무 영농 기간에 따라 후계농으로 고구마 농사를 시작했지만, 초반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청년창업농 지원이 가져온 변화
본격적으로 청년창업농업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유경호 씨의 농업 경영은 안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농업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실질적인 영농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시기에 어떤 병해충이 발생하고, 방제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청년창업농 지원금을 활용해 온습도 조절이 가능한 신식 저장고를 건립한 것은 사업 확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총 6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이 저장고는 6만평에서 수확한 고구마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그 중 4억 7천만 원을 지원받아 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온습도 관리가 중요한 고구마 저장에 최적화된 시설을 갖추면서 품질 관리 능력도 한층 향상되었습니다.
효율적 경영으로 부가가치 창출
유경호 씨는 직접 트랙터를 운전하며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트랙터 작업을 맡기면 하루 일당이 30만 원에 달하는데, 본인이 직접 운전하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또한 농한기나 여유가 있는 날에는 다른 농가의 작업을 도우며 100평당 2만 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고구마 모종을 직접 조직 배양하여 키우는 것도 그의 경영 전략입니다. 현재 꿀고구마 품종인 베니하루카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밤고구마인 진율미도 일부 재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호풍미 품종을 조직 배양 받아 순으로 키워 내년에는 재배 비중을 늘릴 계획입니다. 직접 모종을 키워 심고 판매까지 하는 만큼 전염병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고구마 농사의 명암
고구마 농사는 일정한 주기가 있어 계획적인 경영이 가능합니다. 1년 중 6개월은 바쁘게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휴식과 재충전이 가능합니다. 자금 회전도 예측 가능하게 이루어져 안정적인 경영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습니다. 고구마는 온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작물입니다. 최근에도 예상치 못한 서리로 인해 모종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기후 변화와 이상 기온은 농업인들이 감당해야 할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인력 문제도 심각합니다.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경호 씨는 가족 초청 방식으로 외국인 인력 5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단기로 일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해남 고구마 명성을 지키는 자부심
수확한 고구마는 큐어링 과정을 거칩니다. 특정 온도와 습도에서 일정 기간 처리하는 이 과정을 통해 고구마는 바로 먹어도 맛있는 상품으로 완성됩니다. 인터넷 판매 후 고객들이 남긴 리뷰에서 "역시 믿고 먹는 해남 고구마다"라는 평가를 볼 때마다 유경호 씨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해남은 오랜 시간 쌓아온 고구마 명산지의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명성은 선배 농업인들의 노력과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27세 청년 유경호 씨는 이제 그 명성을 이어받아 다음 세대로 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가공 사업으로의 확장을 꿈꾸다
유경호 씨의 꿈은 단순히 고구마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고구마 가공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해남 고구마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해남 고구마를 전국에 더 널리 알리는 것이 그의 목표입니다.
농업회사법인 다온을 운영하며 4만평의 고구마 농사를 책임지는 27세 청년. 곧 결혼을 앞두고 새 생명의 탄생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농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비전입니다. 청년창업농 지원을 발판 삼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효율적인 경영으로 수익성을 높이며,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해남 고구마의 명성을 이어가는 유경호 씨의 도전은 지역 농업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청년 농업인의 등장은 새로운 활력입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농업인들이 늘어날 때, 우리 농업의 미래도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유경호 씨의 이야기는 청년들에게 농업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능성 있는 진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출처 : 해남신문 https://www.h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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